성민의 지식창고
비공식적인 취업정보와 직업선택 본문
청년 개인이 가진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습득한 정보와 자원 외에도 청년 개인이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을 통한 인적 관계망을 통해 구직정보를 얻는 방법, 즉 비공식적 취업정보경로를 통해 습득하는 정보들 또한 취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정보습득과 취업의 관계에 관한 기존연구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크게 경제학적 관점과 사회학적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구직자가 취업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는 불완전한 정보이며, 경제학적 논리에 의하면 개인은 불완전한 정보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이며, 따라서 인적자본론(Human Capital Theory)에 의해서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노동가치를 높이려는 최대의 노력을 한다. 이로 인해서 노동시장에서 임금 격차나 취업 여부의 격차, 취업 후 만족도 등 결과론적으로 개인 간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 간 노동의 질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주장이 경제학적인 관점이다(Backer, 1965).
반면 사회학적 관점은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 이상으로 구직과 취업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사회적 연결망, 즉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을 제시한다.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인적자본이 개인을 단위로 한다면, 사회학적 관점의 사회적 자본은 개인을 둘러싼 관계망 안에서 서로 연결되는 관계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강유진, 2007). Granovetter(1973)는 사회연결망이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분석한 바 있다. 즉, 사회연결망으로 인해 많은 정보의 공유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잠재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구직자가 취업을 위한 특정 행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은 구직자에게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Coleman, 1994). 더 나아가 Granovetter(1974)는 개인의 합리적인 행동보다는 사회적 자본을 통해서 오히려 직업탐색의 목표설정과 진행 과정, 그리고 총체적인 구직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원 내에서 자신의 노력을 투자하는 경제학적 관점보다는 나 자신이 아닌 외부의 구성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개인이 소유하지 않은 정보에 접근(access)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Coleman(1994)과 Lin(2000)에 의하면 사회적 연결을 강한 연결(strong ties)과 약한 연결(weak ties)로 구분할 수 있는데,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강한 연결을 통해서 감성적인 교류가 가능한 반면, 약한 연결은 수단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강한 연결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정보취득 관점에서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는 생존・취업에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이를 취득하는데 있어서의 우선순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또한 Maslow(2005)의 생리-안전-사회-존중-자아실현 욕구로 이뤄진 5가지 순차적 욕구계층이론에 의하면, 사회적 연결망 역할을 반영하는 비공식적 취업정보경로는 3단계에 위치하고 있는 사회적 욕구(Social needs)와 관련됨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비공식적 취업정보경로를 통해 3단계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그 다음 4단계 자아존중요구와 5단계 자아실현욕구를 발로시켜, 성취 지향적인 직업선택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시각에서 Alderfer(1972)의 존재(Existence), 관계(Relatedness), 성장(Growth)의 순차적인 3단계 욕구충족이론에서 또한,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관계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비공식적 취업정보경로가 성취 지향적인 직업선택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사회연결망의 활용이 취업에 큰 효과를 주지 않거나 혹은 공식적인 취업경로보다 오히려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연구결과도 찾아볼 수 있다. Bridges & Villemex(1986)에 의하면 약한 연결(weak ties)이 구직성공과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구직자의 생산적 특성을 통제하면 효과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고, 그 외에도 연결의 강도와 상관없이 비공식적인 구직수단이 공식적인 수단보다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혹은 비공식적인 수단이 공식적인 수단보다 더 많이 사용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직업 지위나 소득에 미치는 효과를 찾기 어렵다는 연구 또한 확인할 수 있다(Reid, 1972; Graaf et al., 1988). 사회적 연결망과 취업의 관계를 다룬 국내 연구에서도 김성훈(2005)에 의하면 한국 사회는 취업에 대한 경쟁강도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경쟁이 공동체의 관습과 신뢰를 약화시키고, 따라서 사회적 연결망을 통한 취업이 정당하지 않다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약자나 처음으로 취업하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취업에 있어서 구직자와 구인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 관계를 통한 구직이 더 효율적임을 밝히는 연구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