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의 지식창고
범죄행동 이론의 개괄적 고찰 본문
소위 ‘범죄’라 지칭되는 행위는 모든 사회의 보편적 현상으로서 인류의 전시대에 걸쳐 존재해 왔다. 그리고 범죄에 대한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정립되었다. 오늘날 범죄는 형법에 위반되는 모든 행위 즉, 위경죄, 경죄, 또는 중죄가 해당된다. 어떤 행위가 ‘범죄다’ 또는 ‘범죄가 아니다’라는 것은 그 나라의 헌법에 의해 규정된다. 이에 관하여 Gresham M. Sykes63)는 ‘범죄란 사회 규범에 대한 하나의 위반행위이며 법이 금지한 행위를 위반한 것이다. 그리고 마음의 병을 표현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종합해 보면 범죄라는 것은 그 사회가 지정한 사회적 법규를 위반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범죄행동의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범죄심리학(Criminal Psychology)에서는 범죄적 행동이나 범죄행동, 또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범죄인의 심리나 범죄현상을 심리학적 측면에서 다룬다. ‘Criminal Psychology’ 영어 표현 그대로의 의미를 해석하자면 ‘범죄인의’ 나 ‘범죄의 심리학’이지만, 이는 결국 범죄자의 행동, 즉 범죄행동의 심리학적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범죄심리학은 범죄적 행동 또는 범죄행동의 심리학이 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범죄자 ‘delinquant’는 일차적으로 ‘부족하다, 없다, 결핍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앞에서 범죄의 개념과 어원에 대해 살펴 본 결과 Gresham M. Sykes는 사회규범에 대한 하나의 위반행위, 마음의 병으로 표현하였고, 범죄자라는 뜻의 불어 단어인 ‘delinquant’는 ‘부족, 없다, 결핍되다’라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합해 보면 ‘범죄’라는 것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회 법규를 위반하는 모든 행위’, ‘나의 아픔, 나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행동은 결국 개인의 생활에 부족하거나 결핍된 부분을 채우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되며, 이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아픔, 누군가에 의해 치료되어야 하는 마음의 병이다. 범죄행동 이론은 범죄행동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범죄행동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 그중 유전적, 환경적, 자유의지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유전적 측면은 다시 생리적인 것과 심리적 측면으로 분류된다. 생리적 측면이란 신체의 기능과 구조를 의미하며, 심리적 측면은 그 사람이 가진 개인적인 성격과 행동을 뜻한다. 이탈리아의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조(Cesare Lombroso, 1836∼1909)는, 그 당시 이탈리아의 유명한 강도살인범 빌레라(Vilella)의 두개골 후두 구가 유인원(類人猿)과 닮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범죄인 유형’을 일반화한 범죄 생물학자이다. 그는 1876년, ‘범죄인론’ (L’uomo delinquente : Der kriminelle Mensch)에서 범죄인 중 65∼70%는 태어날 때부터 범죄인으로의 소질을 가지고 태어나는 ‘생래적 범죄인’(生來的 犯罪人 : born criminal)이라고 주장했다.
범죄인의 특성을 가진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범죄의 소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적인 특성으로만 제한하여 반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범죄행동이론에 일반화가 되지는 못했다.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범죄행동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다양한 방면에서 이론을 정립시키고는 있으나, 범죄행동의 원인에 대해 뚜렷한 해답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국가에서 다양하고 흉포한 방법으로 범죄행동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 지적되는 가정, 학교, 사회적 규범. 경제적 상황, 온도와 계절 등이 범죄행동의 원인으로 주목된다. 가정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 중 부정적인 부모의 갈등, 가족 구성원 간의 역학 관계, 사별과 이혼 등 다양한 것들이 범죄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연쇄살인범이나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의 경우, 대부분이 유년기에 정서적인 고통을 당했거나 가족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종합해보면 강력범죄자의 폭력적, 파괴적, 반사회적인 성향은 생물학적 요인과,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겪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범죄행동은 개인의 성향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자아를 망각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살인, 강도강간, 절도, 폭력, 성폭행, 성추행 등 대부분의 범죄행위는 자신의 존재를 지키지 못한 채,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비합리적이며 폭력적, 파괴적인 성향을 행동으로 표출한다. 이러한 개인이 가진 자아의 반대쪽 어두운 부분을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그림자’라 부른다.